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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인버스 ETF, 왜 오래 보유하면 녹는가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내 것만 왜 안 돌아왔을까?


투자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레버리지 상품을 하나 사 봤다. 지수가 오를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더 벌고 싶었다.

2배라는 말이 그때는 아주 단순하게 들렸다.


몇 주 동안 시장은 오르락내리락했다. 크게 오른 날도 있었고 크게 빠진 날도 있었다.

중간에 몇 번은 꽤 벌어 있기도 했다. 그때는 계산이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지수가 처음 자리로 거의 돌아왔다.


그런데 내 계좌는 돌아오지 않았다. 지수는 본전인데 내 것만 뚜렷하게 마이너스였다.


2배로 오르고 2배로 내렸으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


계산이 틀렸나 싶어 몇 번을 다시 봤다. 틀린 것은 계산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던 문장이었다.

상품 설명에 적힌 말은 「2배」가 아니라 「하루 등락의 2배」였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 상품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왜 오래 보유할수록 값이 녹는지에 대해서다.



맑은 하늘 아래 크게 한 바퀴 도는 롤러코스터 궤도

레버리지와 인버스는 무엇을 하는 상품일까?

기준으로 삼는 지수가 하루 동안 움직인 폭의 몇 배로 움직이도록 만든 상품을 레버리지 ETF라고 한다.

지수가 오늘 1퍼센트 올랐다면 2배 상품은 2퍼센트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든 상품은 인버스 ETF라고 한다.

지수가 오늘 1퍼센트 내렸다면 이 상품은 1퍼센트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내리는 쪽에 걸 방법이 마땅치 않던 개인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물건이기도 하다.


배율은 상품마다 다르다. 여기서는 2배와 반대 방향 1배를 예로 든다.

반대 방향으로 2배 움직이는 상품도 있다. 앞의 두 가지가 한꺼번에 걸린 셈이다.


그러면 무엇을 보유해야 지수의 2배로 움직일까.

지수에 든 종목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2배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값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다른 수단을 함께 쓴다.

여기서는 그 수단까지 들어가지 않는다. 오늘 볼 것은 그 뒤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면 하루 이틀만 보유해도 어긋나는 것일까. 그 정도로는 차이가 크지 않다.

어긋남은 한 번에 생기지 않고 날짜가 쌓이면서 벌어진다. 그래서 짧게 보면 잘 안 보이고, 몇 주쯤 지나서야 눈에 띈다.


여기서 밑줄을 그어 둘 말이 하나 있다. 목표는 전부 「하루」에 걸려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 오늘과 내일 사이의 움직임을 각각 따라가는 것이지, 내가 산 날부터 파는 날까지를 통째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이 상품들이 약속하는 것은 하루치다. 기간 전체가 아니다.


이 한 줄을 굳이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조금 뒤에 이 하루가 이어 붙는 자리가 나오는데, 나는 그 이어 붙는 방식을 덧셈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하루 단위로 만들어져 있을까?

처음에는 이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기간 전체로 2배를 맞춰 주면 될 텐데 왜 굳이 하루로 끊어 놓았을까.


이유는 만드는 쪽 사정에 있다.

2배로 움직이려면 자산의 두 배에 해당하는 몫을 계속 보유해야 한다. 값이 움직이면 그 몫도 어긋나므로 매일 다시 맞춘다.

날마다 자산이 달라지니 배율도 날마다 다시 계산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기간 전체로 2배를 맞춰 주는 상품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만들어 두기가 어렵다.

내가 언제 사서 언제 팔지를 만드는 쪽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기간이 다르니 약속이 설 자리가 하루밖에 없다.


그래서 이 상품은 매일 아침 새로 시작한다. 어제 얼마였는지는 오늘의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제 내려서 자산이 줄었으면, 오늘의 2배는 줄어든 자산을 기준으로 한 2배다.


맞추는 방향도 한 번 보아 둘 만하다.

값이 오른 날에는 늘어난 자산에 맞춰 몫을 더 늘리고, 내린 날에는 줄인다.

방향으로만 놓고 보면 오른 뒤에 더 사고 내린 뒤에 파는 셈이 된다.


어제의 손실을 되찾는 계산이 아니라, 줄어든 자리에서 다시 2배를 잡는 계산이다.


이것이 설계상의 결함은 아니다. 하루 안에 방향을 보고 들어갔다 나오는 쓰임에는 맞게 만들어져 있다.

다만 나는 그 쓰임을 알지 못한 채 몇 주를 보유했다.

2배라는 말 자체는 단순하다. 하지만 그 말이 걸려 있는 자리는 단순하지 않았다.



얼음 결정이 천천히 녹아내리는 모습을 가까이서 찍었다

지수는 제자리인데 내 것만 빠지는 이유

숫자를 넣어 끝까지 따라가 보자.

만 원으로 시작해서 이틀 동안 지수가 하루는 10퍼센트 오르고 다음 날 10퍼센트 내렸다고 하자.


  •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 → 만 원이 만 천 원이 되고, 다음 날 9,900원이 된다
  • 하루 등락의 2배를 따라가는 경우 → 만 원이 만 이천 원이 되고, 다음 날 9,600원이 된다


지수 쪽은 1퍼센트 손해다. 2배 쪽은 그 두 배인 2퍼센트가 아니라 4퍼센트 손해다.

여기서 줄어든 것은 수익이 아니라 원금이다.


이유는 두 번째 날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배 쪽은 만 이천 원까지 올라가 있었고, 20퍼센트가 빠질 때 그 만 이천 원을 기준으로 빠졌다.

오를 때는 작은 돈이 오르고 내릴 때는 커진 돈이 내린다.


순서를 바꿔도 결과는 같다.

먼저 10퍼센트 내리고 다음 날 10퍼센트 오르는 경우에도 2배 쪽은 9,600원이 된다.

먼저 깎인 돈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상품을 두고 「녹는다」고 말하는 것이 이 자리다.

크게 잃은 날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르내림을 지나오는 동안 조금씩 깎여 있다.


하루치를 이어 붙이는 방식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다.


인버스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겪는다.

위와 같은 이틀 동안 반대 방향 1배 상품은 만 원에서 9,000원이 되고, 다음 날 9,900원이 된다.

지수도 1퍼센트 내렸고 인버스도 1퍼센트 내렸다.


내리는 쪽에 걸어 두었는데 실제로 내렸는데도 손해가 난 것이다.

내가 인버스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정확히 이 자리였다.

방향을 맞혔는데도 값이 깎이는 구간이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내리는 쪽에 걸어 둔 사람은 지수가 내리기만 하면 된다고 믿기 쉽다. 실제로는 어떻게 내렸는지가 같이 걸린다.


그래서 이런 상품은 오르내림이 잦을수록 더 깎인다.

반면 한 방향으로 쭉 가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배율보다 더 벌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구간인지 아닌지를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깎이는지는 그 사이 얼마나 자주 뒤집혔느냐에 달려 있다. 미리 계산해 둘 수 있는 값이 아니다.

이틀 연속 10퍼센트씩 오른 경우라면 2배 쪽이 배율보다 더 번다. 같은 구조가 반대로 작동한 것이다.

내가 겪은 몇 주가 어느 쪽이었는지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도 사려면 무엇을 알고 사야 할까?

먼저 두 문장을 갈라 두는 것이 낫다.


  • 하루치 2배 → 「오늘 얼마나 움직이는가」에 대한 약속
  • 기간 2배 → 「한 달 뒤 얼마가 되어 있는가」에 대한 약속


이 상품이 하는 약속은 앞엣것뿐이다. 뒤엣것은 아무도 약속하지 않았다.

나는 뒤엣것을 산 줄 알고 앞엣것을 들고 있었다.


하루치의 2배는 기간의 2배가 아니다. 이 둘은 다른 약속이다.


그 위에 몇 가지가 더 붙는다.


  • 매일 맞추는 일에도 비용이 든다. 보유하는 동안 계속 빠진다
  • 사람이 몰릴 때는 순자산가치보다 비싼 값에 사기 쉽다
  • 기준 지수가 다른 시간대의 시장이면 어긋나는 폭이 더 커진다
  • 기준 지수가 다른 시간대의 시장이면 어긋나는 폭이 더 커진다

  • 되찾는 데 드는 힘도 다르다.

    원금이 절반으로 줄면 그다음에는 두 배가 되어야 겨우 본전이다. 배율이 붙은 상품은 그 절반에 훨씬 빨리 닿는다.


    방향을 확신할 때는 어떨까. 확신은 방향에 대한 것이지 기간에 대한 것이 아니다.

    내가 맞다고 해도 그 방향이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 기다리는 동안 깎이는 구조라면 맞히고도 잃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상품은 보유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리해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오래 두면 회복되는 종류의 손실이 아니다. 기준 자체가 매일 새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상품 설명에도 대개 적혀 있다. 장기 보유에 적합하지 않다는 문장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투자하는 사람이 손댈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값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산 것인지 알기 어려운 것이 문제다.

    알기 어려운 상품을 오래 보유하면 나중에 무엇 때문에 잃었는지도 알기 어려워진다. 그러면 다음번에 고칠 것을 못 찾는다.


    다만 이것도 내 판단이다. 하루 안에 매매를 끝내는 사람에게는 쓰임이 분명한 도구다.

    그런 사람이라면 나보다 이 구조를 훨씬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녹았다가 다시 언 얼음이 여러 겹의 무늬를 이루고 있다

    배율이 아니라 기간을 먼저 본다

    그때 내가 본 것은 2배라는 숫자 하나였다. 그 앞에 붙어 있던 「하루」는 읽지 않았다.

    지금은 그 두 글자가 먼저 보인다.


    • 약속은 하루치다. 내가 산 날부터 판 날까지가 아니다
    • 하루치는 곱해져 이어지므로, 오르내림이 잦을수록 깎인다
    • 지수가 제자리로 와도 원금은 제자리로 오지 않는다
    • 내리는 쪽에 걸어도 같은 일이 생긴다


    이 상품이 녹는 것은 잘못 골라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의 의문으로 돌아가 보면, 지수가 돌아왔는데 내 것이 안 돌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내 것은 애초에 지수를 따라 돌아오도록 만들어진 상품이 아니었다.

    그 몇 주 동안 시장이 오르내린 횟수만큼, 내 원금은 조금씩 다른 자리에서 깎여 있었다.


    그러니 오늘도 하나만 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상품 이름에 배율이 붙어 있으면 그 앞뒤에 「하루」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


    있으면 그 상품은 오늘 하루를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이상 보유할 생각이라면 그 약속과 내 계획이 어긋나 있다.

    이것만 확인해도 내가 했던 착각은 하지 않는다.

    확인하는 데 몇 초면 되고, 그 몇 초가 아까워서 나는 몇 주를 잃었다.


    2배라는 말이 지금도 단순하게 들리기는 한다. 다만 그 단순함이 어디까지인지는 이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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