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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는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가

 지수는 올랐다는데, 내 ETF는 왜 그만큼 안 올랐을까?


증권사 앱에서 ETF를 사는 일은 버튼 하나다. 이름을 검색하고, 수량을 넣고, 매수를 누르면 끝이다. 주식과 똑같이 생겼고 똑같이 눌린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그 버튼 뒤쪽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ETF를 산 뒤로 습관이 하나 생겼다. 내가 담은 ETF가 따라가는 지수가 오늘 얼마나 올랐는지 뉴스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숫자가 맞지 않았다. 지수는 올랐다는데 내 계좌에 찍힌 수익률은 그만큼이 아니었다. 크게 차이 난 것도 아니고 아주 조금이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찜찜했다.

며칠 뒤에는 반대였다. 지수는 거의 그대로인데 내가 들고 있는 ETF의 값만 혼자 조금 튀어 있었다.


따라간다면서, 왜 똑같이 안 가지?


그때까지 나는 ETF를 「지수를 사는 상품」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지수는 숫자다. 숫자를 살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산 것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지수를 따라가는 것일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ETF의 뒤쪽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이 내가 보는 시장가격과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다.



이미지: 직접 제작

「지수를 따라간다」는 것은 무엇을 하는 것일까?

지수는 물건이 아니라 값이다.

코스피 200이 오늘 몇 포인트라는 말은, 정해진 200개 기업의 값을 정해진 규칙으로 합쳐 하나의 숫자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 숫자는 거래소에 진열되어 있지 않다. 사고 싶어도 살 것이 없다.


그래서 ETF는 지수를 사지 않는다. 지수와 같은 구성을 실제로 산다.

지수에서 특정 종목이 3%의 비중을 가진다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총 자산의 3%를 동일 종목으로 구성하도록 관리하는 형태가 된다.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라면 그 200개를 비중까지 맞춰 보유한다.

그러면 그 200개가 오를 때 ETF가 보유한 자산의 값도 같이 오른다. 따로 맞추려고 애쓰지 않아도 보유 종목이 같으니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추종은 예측이 아니다. 지수에 든 종목을 그대로 사는 것이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지수가 오를 것 같아서 미리 매수해 두는 것이 아니다. 지수에 어떤 종목이 어떤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그대로 매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수가 내려가면 ETF도 같이 내려간다. 따라가는 데에는 방향이 없다.


지수의 구성이 바뀔 때는 어떻게 될까.

지수를 만드는 곳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주기적으로 구성 종목을 교체한다. 그때는 ETF도 제외되는 종목을 매도하고 새로 편입되는 종목을 매수한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보유 종목이 바뀌는 시점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ETF가 지수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대신 운용사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상품도 있다. 여기서는 따라가는 쪽만 이야기한다.



그런데 왜 완전히 똑같지는 않을까?

그대로 사면 된다고 했지만, 완벽하게 따라가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 편입해야 할 종목이 너무 많거나 거래가 뜸한 시장이면 전부 보유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대표성 있는 일부만 편입해 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구성한다
  • 펀드를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매일 조금씩 빠져나간다
  • 구성 종목을 교체할 때마다 매매 비용이 발생한다
  • 보유 종목이 지급하는 배당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에 시차가 있다


그래서 지수와 ETF가 완전히 같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여기서 이름을 하나 붙여 두자. ETF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더해 주식 수로 나눈 것을 순자산가치라고 한다. 그 ETF 한 주가 실제로 얼마짜리인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지수의 움직임과 순자산가치의 움직임이 어긋난 정도, 이것을 추적오차라고 부른다.

자리를 짚어 두면 이렇다.


  • 지수 → 따라가야 할 목표
  • ETF의 순자산가치 → 따라간 결과
  • 둘 사이의 간격 → 추적오차


추적오차는 지수와 순자산가치 사이의 간격이다.


이 한 줄을 굳이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조금 뒤에 간격이 하나 더 나오는데, 초보 때 내가 바로 그 둘을 섞어서 이해했기 때문이다.

지수는 올랐는데 내 것이 덜 올랐던 날, 나는 그것을 전부 같은 원인으로 뭉뚱그렸다. 실제로는 자리가 다른 두 가지였다.


이 간격은 상품마다 다르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여러 개 있으면, 겉으로는 전부 같은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 무엇을 보고 골라야 할지 막막해진다.

그때 추적오차가 비교할 거리 하나가 된다. 같은 지수를 목표로 삼고 어느 쪽이 더 정확하게 따라왔는지를 보는 것이라, 취향이 아니라 솜씨에 가까운 축이다.

다만 이 값도 기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하루치를 보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



창고 선반에 종이상자가 층층이 쌓여 있다

사려는 사람이 몰리면 그 ETF는 품절될까?

여기서 처음에 이상하게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

주식은 발행된 주식 수가 정해져 있다. 사려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없던 주식이 새로 생기지는 않는다. 값이 오를 뿐이다.

반면 ETF는 그렇지 않다. 모자라면 만들고, 남으면 없앤다.


이 만들고 없애는 일을 설정과 환매라고 한다. 개인투자자가 직접 하는 일은 아니고, 운용사와 시장 사이에서 지정된 증권사가 그 역할을 맡는다.

돌아가는 방식은 이렇다.


  •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높아지면 → 그 증권사가 지수 구성 종목을 시장에서 사 모아 운용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새로 만들어진 ETF를 받아 시장에 판다. 유통 물량이 늘어 값이 내려온다
  •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낮아지면 → 그 증권사가 시장에서 ETF를 사 모아 운용사에 환매를 청구하고, 그 대가로 ETF가 보유하던 종목을 받아 판다. 유통 물량이 줄어 값이 올라온다


벌어진 간격에서 거래비용을 뺀 만큼이 그 증권사의 차익이 되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 왕복은 돈다. 선의가 아니라 구조다.


ETF의 주식 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모자라면 만들고, 남으면 없앤다.


이 왕복은 개인투자자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내가 방금 산 한 주가 원래 시장에 있던 것인지 조금 전에 만들어진 것인지 화면으로는 알 수 없고, 알아야 할 일도 아니다.

다만 그런 장치가 뒤에서 돌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알아 둘 만하다. 내가 사고파는 값이 왜 대체로 제자리를 지키는지가 여기서 나온다.


이것을 알고 나서 오해가 하나 풀렸다.

거래량이 적은 ETF를 보면 「이건 나중에 팔고 싶을 때 못 파는 것 아닌가」 싶어진다. 개별 종목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기니 자연스러운 걱정이다.

하지만 ETF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ETF의 유동성은 화면에 찍힌 거래량보다 보유 종목이 얼마나 활발하게 거래되는가에 더 가깝다.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라면 화면이 한산해 보여도 그 안의 종목들은 하루 종일 거래가 이어진다.

게다가 국내에 상장된 ETF에는 매수·매도 호가를 대주는 유동성공급자가 지정되어 있다. 거래 상대가 없어 사고팔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호가를 채워 주는 증권사다.


다만 이 장치가 언제나 매끄럽게 도는 것은 아니다.

보유 종목 자체가 거래가 뜸하거나, 우리 장이 열려 있는 시간에 그 종목이 속한 시장이 닫혀 있으면 왕복이 느려진다.

호가를 대주는 의무도 장중 내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장 직후 잠깐과 장 마감 전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이 의무가 면제되어 호가가 얇아질 수 있다.

그리고 호가가 얇아진 자리에서 값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는 왜 어긋날까?

ETF에는 값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앞에서 본 순자산가치다. 계산으로 나오는 값이라 사람의 기분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정식 값은 하루에 한 번 나오기 때문에, 장중에는 짧은 주기로 갱신되는 추정치가 함께 표시된다.

다른 하나는 시장가격이다. 화면에 찍히는 현재가로, 지금 사겠다는 사람과 팔겠다는 사람이 만나서 만든 값이다.


이 둘도 자리를 짚어 두자.


  • 순자산가치 → 계산으로 나오는 값
  • 시장가격 → 사람들이 사고팔며 만든 값
  • 둘 사이의 간격 → 괴리


앞에서 본 추적오차와는 자리가 다르다. 추적오차는 지수와 순자산가치 사이의 간격이고, 괴리는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 사이의 간격이다.

하나는 「잘 따라갔는가」의 문제고, 하나는 「제값에 사고 있는가」의 문제다.


시장가격은 내가 내는 값이고, 순자산가치는 내가 받는 것의 값이다.


보통 이 간격은 작다. 앞에서 본 왕복이 벌어진 만큼을 계속 좁혀 주기 때문이다.

다만 벌어지는 때가 있다.


  • 보유 종목이 속한 시장이 지금 닫혀 있을 때
  • 특정 테마에 사람이 갑자기 몰릴 때
  • 시장이 급하게 움직여 왕복이 따라붙지 못할 때
  • 호가가 얇아지는 시간대


초보에게 실질적인 함정은 여기다.

많이 올랐다는 소식을 보고 장중에 시장가로 서둘러 매수하면, 순자산가치보다 비싼 값을 치를 수 있다. 그리고 비싸게 얹어 산 그만큼은 순자산가치가 오르지 않아도 사라질 수 있다.


숫자를 넣어 보면 좀 더 분명해진다. 순자산가치가 만 원인데 시장가격은 만 백 원이라, 그 값에 샀다고 하자. 백 원을 얹은 셈이다.

다음 날 그 백 원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순자산가치는 그대로인데 내 계좌만 백 원 마이너스다. 반대로 순자산가치가 백 원 오르는 동안 그 간격이 사라지면 내 수익은 0원이다.


지수가 올랐다는데 내 것은 왜 그대로인가 싶은 날이 대개 이런 날이다.

내가 겪은 그날도 아마 이쪽이었을 것이다.


이것을 알고 나서 바꾼 습관은 하나뿐이다. 사기 전에 현재가와 추정 순자산가치를 나란히 본다. 증권사 앱에서 대부분 함께 보여주고, 보는 데 몇 초면 된다.


다만 간격이 있다고 해서 나쁜 상품인 것은 아니다.

다른 시간대의 시장에 투자하는 ETF는 구조상 얼마간의 간격이 늘 있다.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확인하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의 차이일 뿐이다.



양팔 저울의 두 접시에 동전이 담겨 있고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버튼 뒤쪽을 한 번 보고 나면

앱에서 ETF를 사는 일은 여전히 버튼 하나다. 그 점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그 버튼 뒤쪽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이제 대충 그려진다.


  • 지수는 숫자고, ETF는 그 숫자를 만드는 종목들을 실제로 보유한다
  • 따라가는 과정에 비용과 사정이 있어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 — 추적오차
  • 물량은 정해져 있지 않고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 설정과 환매
  • 시장가격은 사람들이 거래하면서 형성되기에, 순자산가치와 차이가 발생한다 — 괴리


지수와 순자산가치 사이에 한 번, 순자산가치와 시장가격 사이에 또 한 번. 차이가 발생하는 위치는 두 곳이다.


처음의 의문으로 돌아가 보면, 지수는 올랐는데 내 것이 덜 올랐던 날은 앞쪽 간격이었을 것이고 지수는 그대로인데 값만 튀었던 날은 뒤쪽 간격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날의 내가 그 둘을 구분할 수 있었느냐 하면 아니다. 지금 돌아보며 하는 짐작이다. 그래도 어디를 봐야 하는지는 알게 됐다.


그러니 오늘도 하나만 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눈여겨보는 ETF의 현재가 옆에서 추정 순자산가치를 한 번 찾아보는 것.


한 번 봐서는 그 숫자가 붙어 있는 것인지 벌어진 것인지 알 수 없다. 며칠만 같이 봐 두면 평소에 둘이 얼마나 가까이 다니는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때부터는 벌어진 날이 벌어진 날로 보인다.


같은 버튼이라도 뒤쪽을 한 번 보고 누르는 것과 그냥 누르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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