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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ETF 는 왜 서로 다를까 - 고배당·배당성장·리츠

 다 같은 배당 ETF인 줄 알았는데, 왜 안에 든 종목이 이렇게 다를까?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는 재미를 한 번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바뀐다. 나도 그랬다.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 들고 있는 동안 나오는 돈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배당 ETF를 하나 더 사려고 목록을 열었다. 이름에 배당이 붙은 상품이 생각보다 많았다.

비슷한 상품이 여러 개라면 비용이 싼 쪽을 고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성 종목을 하나씩 열어 보고 손이 멈췄다.

어떤 상품은 은행과 통신 회사가 위에 있었고, 어떤 상품은 이름만 들어도 성장주로 보이는 회사가 위에 있었다. 또 어떤 상품은 아예 건물이 들어 있었다.


같은 배당이라는 말이 붙었는데, 왜 안에 든 종목이 이렇게 다를까?


같은 줄에 놓고 비교할 수 있는 상품들이 아니었다. 나는 서로 다른 세 가지를 한 이름으로 묶어 보고 있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배당이라는 말 아래 실제로 무엇이 들어 있는지, 그리고 내 계좌로 들어오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서다.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에 붉은 사과가 여러 개 달려 있다

고배당은 무엇을 모아 둔 상품일까?

가장 알기 쉬운 쪽이다. 지금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를 골라 모아 둔 상품이다.

기준은 대개 배당수익률이다. 주가 대비 배당이 큰 순서로 줄을 세운다.


그러다 보니 들어오는 회사의 성격이 한쪽으로 몰린다.

이미 자리를 잡아 크게 더 커지기 어려운 회사, 벌어들인 돈을 새 사업에 넣기보다 주주에게 돌려주는 회사가 주로 들어온다.

은행과 보험, 통신, 에너지 같은 업종이 위쪽에 자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종이 몰린다는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여러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도 그 종목들이 한 업종에 모여 있으면, 그 업종이 흔들릴 때 함께 흔들린다.

종목 수만 세고 분산이 됐다고 여기던 때 내가 놓치던 자리다.


고배당은 지금 많이 주는 회사를 모은다. 앞으로 더 줄 회사를 모으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처음 걸려 넘어지기 쉬운 자리가 하나 있다.

배당수익률은 배당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그래서 배당이 그대로여도 주가가 내리면 이 값은 올라간다.


숫자를 한 번 넣어 보자.

한 주에 만 원인 회사가 1년에 500원을 준다면 5퍼센트다. 이 회사의 주가가 오천 원으로 내려가면 같은 500원이 10퍼센트가 된다.

회사가 더 주기로 한 것이 아니다. 값이 반으로 내려갔을 뿐이다.


줄을 세우는 기준이 이 값이면, 값이 많이 빠진 회사가 위로 올라오는 일이 생긴다.

「지금 많이 준다」와 「앞으로도 많이 준다」는 다른 말이다. 고배당이 보는 것은 앞쪽이다.

회사가 배당을 줄이면 다음 교체 때 빠지지만, 그때는 이미 줄어든 뒤다.


값이 빠진 이유가 회사 사정일 때는 더 그렇다.

벌이가 나빠져 값이 내려간 회사는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채로 목록 위에 올라오지만, 그다음에 줄어드는 것은 배당 쪽이다.

숫자만 보면 좋아 보이고 사정을 보면 그렇지 않은 자리가 여기다.


그러니 받는 돈만 따로 떼어 보면 절반만 보는 셈이 된다.

배당으로 받은 돈보다 값이 더 빠져 있으면 내 자산은 줄어든 것이다. 받은 돈과 값의 변화를 같이 놓고 봐야 한다.

그러니 고배당 상품은 왜 그 값이 높아졌는지를 함께 보는 장치를 두는 경우가 많다.



배당성장은 무엇이 다를까?

이쪽은 기준이 다르다. 지금 얼마를 주는지가 아니라, 배당을 꾸준히 늘려 왔는지를 본다.

여러 해 동안 배당을 줄이지 않고 매년 늘려 온 회사를 골라 모은다.


지금 받는 돈만 놓고 보면 고배당 쪽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배당을 늘릴 여력이 있다는 것은 회사가 아직 벌이를 키우고 있다는 뜻이라, 성장 쪽 회사가 섞여 들어온다.


대신 시간이 내 편이 되는 구조다.

배당이 해마다 늘면, 내가 처음 산 값을 기준으로 받는 돈은 해가 갈수록 커진다.

지금의 배당수익률은 낮아 보여도 몇 해 뒤의 내 몫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대신 그 몇 해를 기다릴 생각이 없다면 이 구조는 나에게 쓸모가 없다.


배당성장은 지금의 액수가 아니라 늘려 온 기록을 본다.


배당을 여러 해 늘려 왔다는 것은 그 기간 내내 벌이가 버텨 줬다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 기준이 배당을 고르는 기준이면서 회사를 거르는 기준으로도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이것도 지나간 기록이다. 앞으로도 늘린다는 약속은 아니다.

기준에서 벗어난 회사는 다음 교체 때 빠지지만, 그 시점은 이미 배당이 줄어든 뒤다.

여러 해의 기록을 요구하다 보니 자리를 잡은 지 오래된 회사 위주가 되는 것도 감수할 부분이다.


고배당과 배당성장을 자리로 놓아 보면 이렇다.


  • 고배당 → 지금 많이 주는가
  • 배당성장 → 늘려 온 기록이 있는가
  • 둘의 공통점 → 배당을 기준으로 종목을 고른다는 것뿐이다



유리창으로 덮인 현대식 사무용 건물

리츠는 왜 배당 쪽에 끼어 있을까?

세 번째 것은 성격이 아예 다르다.

사람들에게 돈을 모아 건물이나 토지에 투자하고, 거기서 나온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나눠 주는 회사를 리츠라고 한다.


상장된 리츠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리츠를 여럿 보유하는 ETF도 그래서 만들어진다.

이 상품이 배당 쪽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리츠가 번 돈의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내보내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리츠에서 나오는 돈의 출처는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임대료에 가깝다.


출처가 다르니 움직이는 방식도 다르다.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는 시장 분위기보다 계약과 공실에 걸려 있고, 리츠는 빌린 돈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 금리에 민감하다.

임차인이 나가면 그 자리가 채워질 때까지 들어오는 돈이 준다. 반면 시장 전체가 좋은 날에도 빈자리는 그대로 비어 있다.

금리가 오르면 빌린 돈에 나가는 몫이 늘어 나눠 줄 돈이 줄어든다.


그래서 리츠 ETF는 주식이 오르는 날 함께 오르지 않기도 한다.

나는 그것을 상품이 잘못된 신호로 읽었는데, 원래 다른 것을 보고 움직이는 상품이었다.


여러 리츠를 함께 보유한다는 점은 도움이 된다. 건물 한 채의 사정에 덜 흔들리기 때문이다.

다만 리츠라는 성격 자체가 옅어지지는 않는다.


내가 리츠를 배당 상품으로만 보고 접근했다가 놀란 것도 그 자리였다.

배당은 꼬박꼬박 나왔는데 값은 전혀 다른 이유로 움직이고 있었다.


주식으로 배당을 받는 것과 부동산에서 임대료를 나눠 받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이 셋을 한 줄에 놓고 배당수익률만 비교하면 그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숫자 하나로 줄을 세우면 셋이 나란히 서지만, 그 숫자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셋이 다 다르다.



내 계좌로 들어오는 돈은 어디서 오는 걸까?

여기서 이름을 하나 나눠 두자.


ETF가 보유한 회사가 주주에게 주는 돈은 배당이다. ETF가 그 돈을 모아 두었다가 나에게 내주는 돈은 분배금이라고 한다.

내 계좌에 찍히는 것은 후자다.


  • 배당 → 회사가 주주에게 주는 돈
  • 분배금 → ETF가 나에게 내주는 돈
  • 둘 사이 → 비용과 시점의 차이가 들어간다


배당은 회사가 주는 돈이고, 분배금은 내가 받는 돈이다.


이 둘을 나누어 보지 않으면 계산이 어긋난다.

나는 구성 종목의 배당수익률을 보고 그만큼이 내 계좌로 들어올 줄 알았다.

실제로는 운용 비용이 먼저 빠지고, 회사가 배당을 준 날과 상품이 분배금을 내주는 날도 달랐다.

회사들의 배당이 특정 시기에 몰리는 것도 한몫한다. 들어오는 시점과 내주는 시점이 어긋나 있다.


하나는 「그 회사가 주주에게 얼마를 주는가」의 문제고, 하나는 「내가 이 상품에서 얼마를 받는가」의 문제다.


그리고 초보 때 내가 몰랐던 것이 하나 더 있다.

분배금이 나가면 그만큼 상품의 자산이 줄어든다. 없던 돈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 몫의 일부가 현금으로 나오는 것이다.

분배금을 받을 권리가 끊기는 날 값이 그만큼 내려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한 번 놀랐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내 몫이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ETF가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다면, 일반 주식의 배당금 체계와 크게 다르지는 않는다.

회사가 배당한 금액은 그 회사가 보유한 잉여현금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ETF는 이를 자산운용사가 대신 수령해서 ETF 를 매수한 보유자에게 분배금이라는 이름으로 환급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일반적인” ETF 의 이야기다.

어떤 ETF 는 커버드콜이라고 해서 배당이 재원이 아닌 경우도 있고, 위에서 본 리츠는 임대료가 재원이다.

이걸 극대화해서 한때 초고배당을 내세우며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나도 소액이나마 잠시 들고 있었다.


남은 것은 마이너스인 전체 손익과, 거기에 더해 낸 배당소득세뿐이었다. 가급적 눈길을 주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분배금이 많다는 것 자체는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아니다.

어디서 나온 돈인지, 그리고 그 돈이 빠져나간 뒤에 남은 것이 어떤 상태인지가 볼 자리다.


이 자리를 알고 나서 나는 질문을 바꿔 하게 됐다.

얼마를 주는 상품인가가 아니라, 그 돈이 어디서 나와서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는 돈인가를 먼저 본다.


주는 주기도 상품마다 다르다. 달마다 주는 상품이 있고 분기마다 주는 상품이 있다.

자주 준다고 더 많이 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액수를 잘게 나누어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정리하면 볼 것은 두 가지다. 「얼마를 주는가」 앞에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먼저 놓는 것이다.

앞의 질문에만 답하고 고르면 세 갈래가 한 덩어리로 보인다.



햇빛이 드는 가지 끝에 잘 익은 사과가 매달려 있다

「배당」이라는 말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지금도 이름에 배당이 붙은 상품은 계속 나온다. 목록만 보면 여전히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세 갈래를 먼저 갈라 놓고 본다.


  • 고배당 → 지금 많이 주는 회사를 모은다
  • 배당성장 → 늘려 온 기록이 있는 회사를 모은다
  • 리츠 → 건물에서 나온 임대료를 나눈다
  • 내가 받는 돈은 배당이 아니라 분배금이고, 비용과 시점이 그 사이에 들어간다


배당은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종목을 고르는 기준의 이름이다.


셋 중 어느 쪽이 나은지에 대해서는 나도 답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받은 분배금으로 셋을 비교해 본 기간도 아직 짧다.

다만 이 셋을 같은 것으로 놓고 고르던 때보다는 덜 헤맨다.

적어도 목록을 열어 보지 않고 이름만으로 고르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니 오늘도 하나만 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눈여겨보는 배당 ETF의 구성 종목 상위 몇 개를 열어 보는 것.


은행과 통신이 위에 있는지, 성장주가 섞여 있는지, 건물이 들어 있는지만 봐도 세 갈래 중 어디인지 잡힌다.

이름에 붙은 말보다 그 목록이 훨씬 많은 것을 알려 준다.

몇 번 열어 보면 이름만 보고도 어느 갈래인지 짐작이 서기 시작한다.


같은 이름으로 묶여 있다고 같은 상품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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